공중산책

시리즈

작가 소개

2022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가의 말

나와 내 삶을 분리하고 싶을 때 산책을 한다. 무작정 집을 나와 걷고, 마음껏 배회한다. 지나치는 풍경은 내 마음과 달리 너무 고요해서, 내가 이 세계와 유리된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마치 스크린 바깥의 관객처럼. 그러나 산책을 마치고 되돌아오는 길에는 나 역시 이 풍경의 일부라는 것을, 멀고 가까운 시간과 화해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만다.
그런 점에서 산책과 예술은 닮아있는 것 같다. 산책을 나설 때의 마음과 되돌아올 때의 마음이 다른 것처럼, 하나의 작품에서 빠져나올 때마다 풍경은 새롭게 인식된다. 때때로 무언가를 두고 온 것 같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잃어버렸지만 동시에 가벼워질 수 있다는 것. 그 자리에는 한 줌의 빛만이 남아있을 것이다. 존재와 빛은 늘 함께하므로.

이 소설은 그 빛을 통과하며 걷거나 머무르는 이에 대한 이야기다.

투명한 걸음을 함께해 주심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