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미끄러지듯이

시리즈

작가 소개

내가 되지 못한 것들, 나,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을 섞어서 소설을 쓰고 있다.

2023년 앤솔로지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에 단편소설 「폴터가이스트」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장편소설 『너는 내 목소리를 닮았어』가 있다.

작가의 말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도 그것을 하는 것만큼이나 정치적인 행위라는 말을 종종 생각하곤 해요. 그건 어떤 상황일까 상상하다가 쓰게 된 소설입니다.
신기했던 일 한 가지를 공유해 봅니다. 소설에는 희준이 순영에게 “마음에도 혈관이 있다면 말이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저도 모르게 이 대사를 썼어요. 마치 실제로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그 다음은 도저히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말이야’까지 타이핑을 치고 굉장히 오랫동안 가만히 있어야 했답니다. 뭐라고 해야 하지? 이게 갑자기 어디서 나온 말이지? 혼란스러워서 어쩔 줄을 모르다가 비워두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질문하기로 했어요.
제가 지어낸 순영의 결론이 나오긴 하지만, 차치하고 여러분의 답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마음에도 혈관이 있다면 그게 대체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