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구슬 민나

시리즈

작가 소개

언젠가의 언제를, 어딘가의 어디를 알고 있지만 누군가의 누구를 몰라 여기까지 왔다. 지은 것으로 『단명소녀 투쟁기』 『고고의 구멍』 『삼색도』 등이 있으며 단편집이 하반기에 출간 예정이다.

작가의 말

글이 네 안에 있어서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힘든 거야. 네가 한 마리의 보더콜리라고 생각해 봐. 양이며 나비며 바람 낙엽 모래를 다 몰아와 네 울타리 안에 가둬놓고 같이 뛰는 거야. 중요한 건 끝나고 나면 꼭 다시 다 풀어줘야 된다는 것. 본래 있던 자리로 돌려보내야 해.

글 쓰느라 괴로워하는 친구에게 이와 같이 말한 적 있다. 등단작 『단명소녀 투쟁기』 에서 가장 최근에 발표한 단편 「청룡이 나르샤」에 이르기까지 여기 모인 하나하나를 돌려보내는 마음으로 썼다. 거꾸로 흐르는 원천강본풀이. 슬프니까 배웅은 하지 않았지만 잘 가라는 인사는 하면서 보냈다.

다 보내야 또 새로운 게 오지.
이 말을 나는 늘 받아들일 수 없었다.
새로운 게 일단 와야 다 보내지.
그렇게 대답했다.
지금은 그냥 다 갔으면 좋겠다.
나도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