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단위의 동물

시리즈

작가 소개

2018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0%를 향하여』 『낮은 해상도로부터』가 있다. 2021년, 2022년 젊은작가상, 오늘의작가상, 김만중문학상을 수상했다.

작가의 말

나의 동물성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동물의 한 종으로서 무엇을 쓸 수 있을까.

나무늘보를 촬영한 실험영화를 본 적이 있다. 느리게 움직이는 나무늘보를 보다가, 극장을 나오니 갑자기 온 세상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가 나무늘보에게 인간의 시간을 기대했다는 것을, 나무늘보가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기를 기대했다는 것을. 나무늘보의 시간은 나무늘보의 시간이며, 나무늘보의 속도는 나무늘보만의 속도다. 어떤 동물은 맹수를 피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여야 했지만, 또 어떤 동물은 살아남기 위해 느리게 움직여야만 했다. 나는 그 사실을 떠올릴 필요가 있었다.
한편 인간은 초 단위의 시간의 살고 있다. 그것은 기계적 시간이자, 노동을 위해 발명된 시간이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유일한 시간은 아닐 것이다.

동물로서의 인간을 생각하기.
그런 인간의 시간을 다뤄보고 싶었다.